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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원체 김영하 작가님의 문체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김영하 작가님의 책은 거의 대부분 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살인자의 기억법을 굉장히 사랑하는 편입니다. 이 작품은 초반에 흐름 파악이 유독 어렵다고 느껴졌는데 그래도 그 흐름과 문체가 김영하 작가님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쉬워 아껴 읽었네요.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을 사랑하시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어제와 달랐고, 그 어떤 날과도 달랐다

어느 날 갑자기 남파간첩에게 귀환명령이 떨어진다. 돌아가면 죽을 수도 있다. 결혼하여 남한의 보통 남자들처럼 살아온 주인공은 북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한다. 지금까지 이뤄온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하는 순간. 이 소설은 그날 하루의 이야기를 그린다. 단 하루 동안 인생을 통째로 다시 산 한 남자의 이야기.

탄탄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김영하의 소설세계에서 빛의 제국 은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이번 소설에서 그는 자신의 특징인 감각적이고 속도감 넘치는 문체를 억누르는 한편, 묵직한 주제의식과 전복적인 상상력으로 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는 시간 동안의 한국사회의 변화양상과 그 구성원들의 개별적 삶의 궤적을 조망한다. 이 작품은 내용과 형식 모두 김영하의 기존 작품들과 성격을 달리하며, 1990년대 이후의 한국소설에서는 비슷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

무엇보다 빛의 제국 의 의미론적 파장은 1960년에 발표된 최인훈의 기념비적 소설 「광장」에 가 닿는다. 주지하듯 「광장」은 남북 분단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개별적 인간의 삶을 통해 정면으로 다룬, 최초이자 최고의 작품이다. 김영하는 1960년대와는 또다른 층위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역사적 현실 조건 속에 놓인 인간의 실존적 삶에 중층적으로 접근한다. 「광장」이 4ㆍ19혁명 후부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까지의 문학사를 이념적으로 독점했다면, 빛의 제국 은 198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문학사를 재편하며 현재의 이십대 젊은이들에게 1980년대 이후의 현대사를 추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놓는다. 김영하가 그려낸 21세기의 ‘이명준’은 스물네 시간 안에 자신의 존재는 물론 살아온 세월의 절반을 흔적 없이 정리해야 하는 중년의 스파이다. 빛의 제국 은 그로부터 씌어지기 시작한다.


AM 07:00 말 달리자
AM 08:00 꿈을 꾸는 문어단지
AM 09:00 너무 일찍 도착한 향수
AM 10:00 권태의 무게
AM 11:00 바트 심슨과 체 게바라
PM 12:00 하모니카 아파트
PM 01:00 평양의 힐튼호텔
PM 02:00 세 나라
PM 03:00 쇄골절흔
PM 04:00 볼링과 살인
PM 05:00 늑대 사냥
PM 06:00 Those were the days
PM 07:00 처음처럼
PM 08:00 모텔 보헤미안
PM 09:00 프로레슬링
PM 10:00 늙은 개 같은 악몽
PM 11:00 피스타치오
AM 03:00 빛의 제국
AM 05:00 변태
AM 07:00 새로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