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지난 여름이었던가요. 나들이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와~ 거북이다.” 운전중에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잠시 돌아보니 정말 거북이가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었어요. 파란 하늘 뭉게구름 사이로 거북이는 느리게 느리게 걸어갑니다. 구름이 정말 많은 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무엇이 또 있는지 구름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용도 있고, 토끼도 보이고... 아이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동물찾기에 바빴습니다. 덕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하늘을 보며 동물 구름을 찾는 놀이는 종종 계속됩니다. 얼마 전 장관을 이루었던 가을 하늘에서도 여러 마리의 동물을 보았습니다. 구름 동물은 우리에게만 보였던 건 아닌 것 같아요. 공광규 시인도 동물을 많이 찾으셨네요. 우리가 찾지 못했던 동물도 보시고, 밤하늘에서도 찾으신 걸 보면 공광규 시인의 내공은 대단한가 봅니다. 게다가 이를 시로 엮어 <구름>(공광규 시, 바우솔)이란 책으로 펴내기까지 하셨으니 말입니다. 이 책을 보며 <노란 우산>(재미마주)이란 동화가 떠올랐습니다. 비오는 날 노란우산을 따라 가는 풍경이 그려진 동화책입니다. 글은 하나도 없고, 음악을 들으며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의 등굣길에 보이는 풍경은 참 재미있습니다. 글은 없고 그림만 있으니 볼 때마다 새롭고 보는 이에 따라 상상하는 풍경이 다릅니다. 갑자기 <노란 우산>이 생각난 건 <구름>도 우리의 상상에 따라 얼마든지 창작 가능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구름> 읽기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책에는 12지신의 동물들만 나와 있지만,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동물과 사물들은 더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의 뒷장에는 이런 말씀을 적어 주셨어요. “또, 뭘 만들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구름>을 읽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하면서 말이죠. by 꽃다지, 2013년 11월 24일
수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시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해온 열두 가지 동물을 구름이 순서대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또 우리 민족은 지금도 사람이 태어난 순서를 열두 띠로 정하고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열두 동물의 구름 모양처럼 모였다가 흩어진다는 뜻을 담으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