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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데인지 참 좋은 델 가나 봐

어느 데인지 참 좋은 델 가나 봐

이 동시집은 2008년 출간된 『선생님을 이긴 날』부터 2016년 출간된 『구멍 집』까지 ‘문학동네 동시집’ 50권에서 1편씩 시인들이 직접 뽑은 동시 50편을 모은 선집입니다. ‘제1부 또로롤롱 놀러가자 달팽이를 타고 가자/ 제2부 마당을 지나 돌담을 넘더니/ 제3부 봄볕이 팔랑팔랑 떨어진다/ 제4부 감꽃 둘레 환하다 온 세상이 환하다’로 나누어 싱그러운 동시의 세계로 초대하지요. 통통 튀는 동시 덕분에 신나게 웃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 봅니다. 개울물 *권정생 빤들 햇빛에세수하고 어느 데인지 놀러 간다 또로롤롱쪼로롤롱 띵굴렁띵굴렁 허넓적허넓적 쪼올딱쪼올딱 어느 데인지어느 데인지참 좋은 델 가나 봐 ‘또로롤롱, 쪼로롤롱, 띵굴렁, 허넓적, 쪼올딱’이라는 음성상징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시인의 언어마술에 흠뻑 빠져 개울물이 흐르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개울물이 가는 곳을 따라 우리의 마음도 흐르고, 어느 곳에 머물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분명하니 개울물이 어디로 가는지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지요. 새싹 *권오삼 ―딩동“누구세요?”“1월인데요.”“…….” ―딩동“누구세요?”“2월인데요.”“…….” ―딩동“누구세요?”“3월인데요.”“네, 나가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봄에 공유하고 싶어 블로그에 올렸다가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시입니다. 포근한 봄의 기운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을 잘 나타냈지요. 시 ‘새싹’을지인들에게 알릴수록 주위가 환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모방시 짓는 시간도 가졌어요. 단 한 줄도 써내지 못하던 학생들이 신나게 시를 짓는 모습은 무지 사랑스럽습니다. 고백 *안진영 착하다착하다자꾸 그러지 마세요위, 아래, 오른쪽, 왼쪽 꽉 막힐 때도 있는걸요좋은 마음이 빠져나올 틈없을 때도 많다구요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요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요 ― 착한아이에게도 힘들 때가 많다는 것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오늘 왜 그러니?”라고 반응하지 말고, “오늘 많이 힘들구나!”라고 다독여주면서 ‘늘 착할 필요는 없다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하루하루를 만끽하라’고 말해주어야겠습니다. 엄마들 *성명진 두 엄마가 만났어요. “우리 앤 말 배우는 게 빨라.”“우리 애 눈 맑은 것 좀 봐.” 곁에 언제부터 있었는지어미 개가 가만히강아지를 내놓아요. 엄마들의 아이자랑에 조용히 등장하는 어미 개가 웃음을 만듭니다. 우리 아이를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하루종일 이야기해도 부족한, 우리아이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하는 대회를 벌여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말로 곱게 다듬어진 동시를 만나는 시간이 더해질수록 건조했던 삶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무채색이던 하루를 다채롭게 수놓아주는 동시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2008~2016 : 동시문학의 새로운 바람, 문학동네동시집 50권 ‘문학동네동시집’의 창작동시 50권 출간을 기념해 동시선집 어느 데인지 참 좋은 델 가나 봐 를 출간했다. 2008년 출간된 ‘문학동네동시집’의 첫 권인 김은영의 선생님을 이긴 날 부터 2016년 12월 조성국의 구멍 집 까지, 시인들이 직접 뽑은 대표동시 50편을 모은 선집이다. 2008년 동시집 시리즈를 가진 출판사나 동시집의 출간이 드물었던 때에, 문학동네의 시도는 출판계 안팎의 많은 염려를 듣기도 하였다. 그러나 ‘동시문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잔잔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기획위원 안도현) 는 생각으로 동시집 출간을 시작했고, 8년 뒤, 바람대로 동시단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시를 쓰던 시인들이 동시 창작의 장으로 뛰어들었고, 기존 동시인들의 동시집 출간이 줄을 이었고, 동시 전문 잡지가 생겼으며, 대표적인 어린이책 출판사들이 독립적인 동시집 시리즈를 출간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안도현 시인의 말대로, ‘우리의 맹랑한 모험은 대체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감히 자평한다’.

제1부 또로롤롱 놀러 가자 달팽이를 타고 가자
개울물 권정생 10
강아지풀 수염 아저씨랑 바랭이풀 우산 아줌마랑 송진권 12
누굴 부른 걸까 박성우 13
쫀드기 쌤 찐드기 쌤 최종득 14
아름다운 국수 이상교 16
복도에서 뛰는 까닭 김은영 18
새싹 권오삼 20
호박꽃 안학수 22
징검다리 박방희 23
눈사람의 비밀 함기석 26

제2부 마당을 지나 돌담을 넘더니
어쩌려고 저러지 김용택 30
달팽이 박해정 32
가뭄 이중현 34
해야 해야 여름 해야 권오삼 35
모두들 처음엔 이안 36
코끼리가 사는 아파트 김륭 37
시험 망친 날 김륭 38
학교와 집 사이 김은영 40
고백 안진영 41
모과나무 주미경 42
잘 커다오, 꽝꽝나무야 권영상 44
기러기 문인수 46

제3부 봄볕이 팔랑팔랑 떨어진다
나비 김철순 50
노란귀바위거북을 타고 이안 51
나의 꿈 김개미 54
나와 너와 내 도마뱀 김개미 56
수박 김륭 58
사슴뿔 숙제 송찬호 59
엄마 몰래 장동이 60
봄 곽해룡 62
내 배꼽을 만져 보았다 장옥관 63
까치집 강정규 64
민들레 꽃씨 곽해룡 66
외눈바위 이안 68
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 송선미 69

제4부 감꽃 둘레 환하다 온 세상이 환하다
밥 김용택 74
백수 삼촌을 위한 기도 박혜선 76
엄마들 성명진 77
학교에서 서정홍 78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오인태 80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 정연철 82
이사 김현욱 83
몽당연필도 주소가 있다 신현득 84
구멍 집 조성국 86
반딧불 유강희 87
만일 풀과 벌레가 프러포즈를 한다면 유강희 88
나이테 안도현 89
포도 유희윤 90
참새 류선열 92
감꽃 정완영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