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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왕님

여왕이 등장한 뒤 연못에는 노랫소리가 사라졌다어느 날 한 개구리가 머리에 왕관을 쓰고 나타나자 다른 개구리들이 우레 같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개구리 여왕님이다자 개구리 여왕님은 뭘 해야 할까요? 왕관 쓴 개구리조차 알지 못했다 그때 몇몇 개구리들이 여왕이 해야 할 일을 안다면 줄줄 늘어놓았다 여왕은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이제 다른 개구리들과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 발이 젖지 않도록 널따란 잎사귀를 가져오라 했다 통통한 파리도 신하들 몫까지 대신 잡아오라 했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벌을 내리겠다고 했다 여왕과 신하들은 늘 배가 고팠으므로 다른 개구리들은 끊임없이 파리를 잡아다 바쳐야 했다 개구리들은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저녁을 먹고도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다 이제 연못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어제까지만 해도 모든 개구리들이 스스로 파리를 잡았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았고 명령을 내리는 이도 없었다 당연히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벌을 받는 일도 없었다 마침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개구리들이 물었다 어쩌다 당신이 여왕님이 된거죠? 어쩌다 여왕님은 사회 풍자적이면서도 그림책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는 재치 있는 이야기와 우아한 그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그림책이다 이 책은 유럽 한쪽에 위치한 포르투갈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불어나 영어 등 다른 언어 판본이 나온 것은 그 다음이다 문화와 언어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그림책이 가진 또 다른 힘이다 어쩌다 여왕님은 이 점이 잘 구현된 책이다이 책을 읽으며 포르투갈 아이는 교실 속 작은 왕을 프랑스 아이는 내일 있을 반장 선거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자기가 속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고민하거나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개구리들의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에 빗대어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 모든 일이 실은 연인 사이의 소소한 다툼에서 기인했음을 밝히면서 따뜻한 키스와 낭만적인 청혼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여왕이 등장한 뒤 연못에는 노랫소리가 사라졌다!어느 날, 한 개구리가 머리에 왕관을 쓰고 나타나자 다른 개구리들이 우레 같은 박수를 치며 말했어요. 개구리 여왕님이다! 자, 개구리 여왕님은 뭘 해야 할까요? 왕관 쓴 개구리조차 알지 못했어요. 그때 몇몇 개구리들이 여왕이 해야 할 일을 안다며 줄줄 늘어놓았지요. 여왕은 그 말을 따르기로 했어요. 이제 다른 개구리들과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 발이 젖지 않도록 널따란 잎사귀를 가져오라 했어요. 통통한 파리도 신하들 몫까지 대신 잡아오라 했지요.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벌을 내리겠다고 했어요. 여왕과 신하들은 늘 배가 고팠으므로, 다른 개구리들은 끊임없이 파리를 잡아다 바쳐야 했어요. 개구리들은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저녁을 먹고도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지요. 이제 연못은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어제까지만 해도 모든 개구리들이 스스로 파리를 잡았어요.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았고, 명령을 내리는 이도 없었지요. 당연히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벌을 받는 일도 없었고요. 마침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개구리들이 물었어요. 어쩌다 당신이 여왕님이 된 거죠?